2007년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영화로 제이크 질렌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마크 러팔로가 주연으로 출연합니다. 조디악 사건을 다룬 영화는 꽤 많지만, 이 영화는 로버트 그레이스미스의 책 "조디악"을 원작으로 하며 아서 리 알렌이 범인이라는 주장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현란한 영상 기법으로 유명한 핀처의 작품과는 달리 이례적으로 우직하고 담담한 스타일의 영화로 몇몇 장면에서 세련된 연출을 보여 주지만 기본에 충실한 영화입니다. 덕분에 상당수 관객들은 지루하게 느꼈지만 평론가나 감독 등 업계 사람은 핀처가 드디어 대가의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습니다.
스토리
1969년 7월 4일 캘리포니아주 발레호, 블루 락 스프링스 골프코스에서 밀회를 즐기던 젊은 두 연인이 무참히 총에 맞아 여자는 사망하고 남자는 중상을 입고 살아난 사건이 벌어집니다.
4주 후, 자신이 작년 성탄절 호숫가의 십 대 살인 사건과 이번 7월 4일 발레호 살인 사건의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으로부터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 발레호 타임즈 헤럴드 신문사 세 곳에 자신의 정체가 숨겨져 있는 각기 다른 암호가 첨부된 편지가 도착합니다. 그리고 이를 금요일 오후까지 신문 1면에 싣지 않으면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르겠다고 경고까지 합니다. 사건 담당 기자인 ‘폴 에이버리’는 발레호 경찰서의 ‘잭 뮬라넥스’ 경사에게 전화해 성탄절과 7월 4일에 있었던 미제 살인 사건의 존재를 확인합니다. 신문기사가 나간 지 3일 후, 한 역사 교사 부부가 암호를 풀어 크로니클 신문사로 제보합니다. 그 후 또 다른 편지가 도착하고 범인은 자신을 ‘조디악’이라고 칭하며 7월 4일의 범행을 자세하게 서술합니다.
조디악 킬러의 편지와 협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1969년 9월 27일 나파 카운티에서 젊은 연인이 두건을 쓰고 총과 칼로 무장한 채 나타난 조디악 킬러에게 습격당해 여자는 칼에 찔려 살해되고 남자는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한 달 후인 10월 11일, 프레시디오 하이츠 부근에서 택시운전사가 총에 맞아 사망하고 3일 후 조디악은 이 역시 자신의 짓이라며 택시운전사의 셔츠조각과 함께 다섯 번째 편지를 보냅니다. 그러나 그 편지는 이제껏 보낸 어떤 편지보다도 끔찍하고 섬뜩한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사건 당일 경찰이 자신을 검거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조롱과 다음에는 스쿨버스에서 내리는 학생들을 기다렸다가 죽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말 그대로 공포에 싸인 도시로 변하고 맙니다.
데이브는 새크라멘토의 필적 감정사 ‘셔우드 모릴’을 찾아가 조디악의 편지를 맡깁니다. 암스트롱은 뮬라넥스 경사에게 생존자인 마이크가 퇴원하자마자 도망갔다는 소식과 나파 경찰서의 ‘켄 날로우’에게 범인이 군대에서만 파는 군용 부츠를 신고 있었다는 정보를 전해 받습니다. 사건은 커져만 가고, 그레이스미스와 크로니클의 간판기자 폴 에이브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샌프란시스코 경찰청 강력계 경위 데이빗 토스키(마크 러팔로)와 윌리엄 암스트롱 경위(안소니 에드워즈)는 수사를 진행할수록 사건에 집착하게 됩니다.
10월 22일, 조디악은 티브이쇼에서 변호사 ‘멜빈 벨라이’와 통화를 원하고 예정대로 멜빈은 방송에서 조디악과 전화통화하고 약속된 장소에서 만나기로 하지만 그는 나타나지 않았고 하트넬은 전화 목소리가 조디악이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2주 반 뒤 폭탄 제조법과 함께 또 다른 암호를 보낸 조디악은 더 이상 자신의 범행을 알리지 않은 채 살인을 하겠다고 통보합니다. 하지만 조디악은 추적 망을 피해 더 많은 협박을 담은 편지를 통해 조롱을 퍼부으면서 언제나 한 발 앞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범인이 보낸 편지들은 그레이스미스, 에이브리, 토스키, 암스트롱, 네 명의 인생을 뒤집어 놓게 됩니다. 집요하게 조디악 킬러를 쫓던 그레이스미스의 결혼생활은 엉망이 되고 토스키는 자작극의 루머까지 뒤집어쓰며 불명예의 모욕을 당합니다. 암스트롱은 좌절한 채 수사를 포기하고 에이브리는 약물중독으로 폐인이 되어 신문사를 떠나고 맙니다.
1991년 8월 16일 캘리포니아주, 온타리오, 공항 자판대에는 베스트셀러가 된 로버트의 책 ‘조디악’이 진열되어 있는 가운데 ‘조지 바워트’ 형사가 귀국하는 발레호 살인 사건의 생존자 마이크에게 용의자들의 사진을 보여줍니다. 그러자 마이크는 망설임 없이 아서 리 앨런의 사진을 고르며 자신을 쏜 사람이 틀림없다고 말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역사적 배경
조디악 킬러(Zodiac Killer)는 1960년대 후반에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했던 연쇄 살인자를 말합니다.
조디악(Zodiac)은 영어로 황도 12궁을 의미합니다. 조디악 킬러라는 별명은 그가 언론사에 보냈던 일련의 조롱 편지에서 유래된 것으로, 대부분의 편지들은 "This is the Zodiac speaking"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했습니다. 그가 보냈던 편지에는 총 네 개의 암호로 된 텍스트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그중 하나는 일주일 만에, 다른 하나는 51년 만에 해독되었으나 나머지 둘은 현재까지도 해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에도 조디악의 희생자일 가능성이 있는 사건들이 발견됐지만 증거가 불충분하여 확정되지 못하고 있으며 그의 신원은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연쇄 살인마 한 명 때문에 1960년대 말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으며 조디악 킬러는 잭 더 리퍼에 버금갈 만큼 악명이 높아졌는데 사실상 미국에서 가장 악명 높은 범죄자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가 전대미문의 악명을 떨치게 된 몇 가지 이유는 스스로 범행을 자백하면서도 교묘하게 추적을 따돌리는 치밀함, 언론에 자필로 보낸 편지들, 스스로 붙인 별명 때문입니다.
조디악은 1968년 12월에서 1969년 10월까지 베니샤, 발레호 , 베레사 호,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살인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디악 자신은 신문사에 보낸 편지에서 37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으나 수사 당국은 16세에서 29세 사이의 남자 네 명과 여자 세 명인 단 7명만 확인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조디악의 희생자로 의심되는 경우가 존재하지만 그들을 살인자와 연결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조디악의 피해자로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은 2004년 4월에 이 사건을 "활동 없음(inactive)"으로 구분하여 종결시켰으나, 2007년 3월 수사가 재개되었으며 이 사건은 다른 관할구역에서도 여전히 종결되지 않은 상태로 진행 중입니다.
총평
"조디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정교하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텔링으로 평가받습니다. 핀처 감독의 세심한 연출과 각본, 그리고 배우들의 리얼리즘 넘치는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사실적인 사건 재현과 깊이 있는 캐릭터 묘사가 인상적입니다.
데이비드 핀처의 연출은 매우 세밀하고 치밀합니다. 그는 사건의 심리적인 깊이와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정교한 카메라 워크와 편집을 사용합니다. 특히, 디지털 촬영을 활용하여 1970년대의 시각적 스타일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현해 냈습니다. 이 영화는 복잡한 수사 과정과 범죄자의 심리를 탐구하면서도, 관객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스토리를 짜임새 있게 구성하였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캐릭터들의 심리상태가 잘 드러나며, 관객으로 하여금 사건의 해결을 간절히 원하게 만듭니다.
제이크 질렌할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마크 러팔로 등 주요 배우들의 연기는 강렬하고 인상적입니다. 각각의 배우가 자신의 캐릭터를 깊이 있게 해석하고, 복잡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해 냈습니다.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이 영화를 높이 평가하며, 특히 핀처의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스토리의 깊이를 칭찬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긴 러닝타임과 느린 페이스가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조디악"은 범죄 스릴러 장르에 있어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후속 작품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실제 사건에 기반한 영화로서의 진지함과 상세한 재현은 이후 많은 범죄 스릴러 작품들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이처럼 "조디악"은 그 시대의 미해결 사건을 바탕으로 한 극도의 세부적인 재현과 인물 묘사를 통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그 자체로 영화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자, 범죄 스릴러 장르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이 이 영화를 데이비드 핀처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특히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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