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일런스"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2016년 작품으로, 엔도 슈사쿠의 1966년 소설 《침묵》을 원작으로 하는 2번째 영화입니다. 영화는 근세 일본의 가톨릭 탄압 속에서 고뇌하는 예수회 선교사들의 종교적 성찰을 그렸으며 2017년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촬영상 후보작이었습니다.
스토리
1638년 포르투갈 예수회의 저명한 신학자이자 선교사 페레이라 신부(리암 니슨 분)가 일본에서 일본인 천주교 신자들이 관리들에게 고문당하는 것을 목격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신자들이 고문을 당하는 장면과 함께 페레이라 신부가 예수회 측에 보낸 서신이 내레이션으로 깔리고 편지는 여러 국가를 거쳐 몇 년 뒤에 포르투갈에 도착했으며, 발리냐노 신부는 "페레이라 신부가 배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라고 그의 제자인 가루페 신부(애덤 드라이버 분)와 로드리게스 신부(앤드루 가필드 분)에게 밝힙니다. 이 말을 믿지 못한 가루페와 로드리게스는 그를 직접 찾으러 일본으로 밀항하게 됩니다.
그들이 일본에 도착하여 발견한 것은 처참한 일본의 가톨릭 신자들의 현실이었습니다. 그들이 본 일본의 교회는 신앙의 자유가 없이 숨어 지내야만 하는 신자들로 이뤄진 작은 공동체 모습이었으며 그들은 어떤 종교인이든 제압하고 학대하는 사무라이들의 핍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로드리게스 신부와 가루페 신부는 페레이라 신부의 행방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면서 일본의 가톨릭 신자들이 받는 모진 핍박과 가혹한 고문의 현장을 목격하게 됩니다. 여정이 계속되면서 두 신부는 따로 흩어져 각각 선교 활동을 이어가며 페레이라 신부의 행방을 찾는 여정을 이어 가던 중 로드리게스 신부는 교토 한 해안마을에서 붙잡혀 신자들을 볼모로 배교를 강요받게 됩니다. 나가사키 봉행소 소속의 고관 오오메츠키(大目付) 이노우에(잇세이 오가타 분)와 관료들은 배교하지 않는 신자의 참수와 배교하는 신자의 석방을 보여주면서 붙잡은 신자들에게 계속 배교를 강요하는 한편 로드리게스 신부에게 여러 비유로 가톨릭의 교리와 일본은 맞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며 회유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로드리게스 신부가 그들의 뜻에 따르지 않차 그를 절에 데려가 배교한 페레이라 前 신부를 만나게 합니다. 그는 사와노 추안이라는 일본식 이름을 얻고 일본인 아내와 자식까지 둔 상태였으며 천문학과 의학에 관해 일본인들을 돕고 있었고, 가톨릭의 교리를 비판하는 책(현의록)까지 쓰고 있었습니다. 그 뒤, 이노우에는 페레이라를 배교시켰던 것과 같이 신자들을 고문하는 방법으로 로드리게스 신부의 배교를 종용하고, 결국 로드리게스는 그들을 살리기 위해 배교하게 됩니다.
이후 영화는 네덜란드 상인의 관점에서 로드리게스가 배교 뒤에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져 갑니다. 로드리게스는 일본에 온 지 40여 년 만에 생을 마감했고, 일본 정부의 감시 아래 불교식 화장으로 장례를 치러집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난 로드리게스의 주검을 비추면서, 시점은 그의 손에 자리한 작은 십자가를 보여줍니다.
영화가 끝나고 일본의 가톨릭 신자에게 헌정하는 문구와 신부들이 소속된 예수회의 표어인 “AD MAIOREM DEI GLORIAM(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가 뜨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역사적 배경
16세기 1549년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신부가 일본 가고시마에 도착하면서 일본에 가톨릭이 전해졌습니다. 이 시기는 오다노부나가가 집권하던 시기였고 오다는 애초 종교에 부정적인 사람이라, 불교든 가톨릭이든 신경쓰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절에 이르러 가톨릭의 교세가 커지면서 불교나 신토 와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자 도요토미는 이를 막으려고 기독교를 금지하는 칙령을 발표하고 선교사 추방령을 내립니다.
하지만 규슈 지방을 중심으로 유럽과 교류하고 있었던 탓에 카톨릭을 탄압하기보다 그저 묵인하는 수준이었으며, 다이묘 중에서도 독실한 신자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가토 기요마사와 함께 참전한 장수중 우리에게 '소서행장'이란 이름으로 잘 알려진 '고니시 유키나가'가 유명한 기독교인 다이묘입니다. 임진왜란 당시에도 진중에 교황청이 파견한 포르투갈 예수회 신부가 사목 하여 밤마다 미사를 드렸다고 전해지며, 고니시의 봉토는 그리스도의 섬으로 불렸고 나중에 사마바라의 난의 진원지가 됩니다. 그는 임진왜란 이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벌인 내전에서 히데요시의 아들을 지지하다 전투에서 패배하여 1600년 처형당하는데 기독교 신자라 할복을 하지 않고 온갖 수모를 당한 이후 참수되며 이때 그는 '예수, 마리아'를 외치며 죽었다고 전해집니다.
도요토미가 사망하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에도 막부가 성립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집니다. 특히 에도 막부는 가톨릭을 일본 사회를 위협하는 요소로 보게 되었고, 이는 가톨릭에 대한 박해로 이어지게 됩니다. 가톨릭은 일본의 서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선교됐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먼 에도에는 신자가 적었습니다. 시마바라의 난과 후미에 등 대규모 박해가 이어지면서 일본의 가톨릭 신자들은 카쿠레키리시탄(隠れキリシタン)과 같이 음지로 숨어들어 활동하게 됩니다.
200년이 넘게 에도 막부의 쇄국 정책은 이어졌으며 카톨릭 신자들은 가혹한 탄압을 피해 지하에서 활동해야 했습니다.
에도 막부가 종식되고 일본이 메이지 유신을 통해 근대화를 추진하면서 종교의 자유가 점차 인정되고 가톨릭이 다시 합법화되었으며 이때 정교회, 성공회, 개신교 등 기독교 타 종파들도 일본에 들어오게 됩니다.
총평
영화계에서 "사일런스"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 의 뛰어난 연출과 강렬한 연기, 그리고 심오한 주제를 다룬 스토리로 주목받았습니다. 감독의 영화적 기술과 영상미는 칭찬을 받았으며, 안드류 가필드와 아담 드라이버 등 주연 배우들의 연기도 높게 평가되었습니다. 또한 종교적 내용과 도덕적 갈등을 다룬 이야기는 영화계에서도 중요한 주제로 인정받았으나 흥행에는 실패했습니다.
관객들은 "사일런스"를 감동적이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영화로 평가했습니다. 이 영화는 특히 종교적인 내용과 도덕적인 갈등을 다루면서 관객들에게 깊은 감정을 전달했습니다. 영화의 주제와 메시지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논의가 이루어지며, 관객들은 자신의 신앙과 믿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 "사일런스"는 많은 논란과 토론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일부는 영화가 가톨릭 신앙과 도덕적인 가치를 올바르게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지만, 다른 이들은 영화가 가톨릭 신앙을 오해하고 비판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영화가 순교를 다루면서 순교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해석의 다양성이 논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톨릭 신자들은 이 영화를 신앙의 깊이와 복잡성을 탐구하는 중요한 작품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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